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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다큐멘터리를 보듯 멀리서 공간을 바라본다.
어둠 속으로 희미한 빛이 새어 들어오고, 그 빛이 바다 내부를 보여준다.
물고기가 등장한다. 물고기의 움직임을 따라가지만, 어디까지나 관찰자의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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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이 물고기의 안쪽으로 들어간다.
물살을 가르는 움직임이 더 이상 화면 속 동작이 아니라,
내가 직접 앞으로 나아가는 감각으로 바뀐다.
그리고 이 세 장면이 반복된다.
심해를 바라보다가, 물고기를 발견하고, 마침내 물고기가 된다.
다시 바깥으로 밀려났다가 또 안으로 들어간다.
1인칭 물고기의 시점으로 들어간 후엔
심해의 전경이 한꺼번에 펼쳐지지는 않는다.
빛의 질감만 중간중간 조금씩 들어온다.
그것은 빛을 바라보는 감상이 아니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밝기와 움직임을 감지하듯,
지금 필요한 만큼만 짧게 포착된다.
어디가 열려 있는지, 무엇이 지나갔는지,
어느 쪽으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만.
그래서 1인칭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보게 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시야가 한 생물의 몸만큼 좁아지는 일이다.
심해 전체를 보던 관찰자는 사라지고,
생존하는 생물이 당장 감각할 수 있는 것들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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